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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oon Joo  

 

홍순주 

 

홍순주 교수의 자연 해석은, 그동안 〈결〉시리즈를 통해 알려져 있듯이, ‘결’을 통한 자연이해였다. 사실상 ‘결’은 물결, 살결부터 종이, 돌 등에 이르기까지 가시적인 자연의 표피의 어떤 규칙인데, 그녀의 〈결〉 작업은 거의 대부분이 ‘검은 먹으로 뒤덮인 무표정한 면 위에 자신의 숨결이 담긴, 무심하게 그어댄 호분의 붓질에서 흘러내린 가닥들이 교차되어 어떤 구조를 이룬 것’이다. 그녀는 “나에게는 화면에 자유롭게 그어대는, 나의 숨결이 담긴 무심한 붓질의 순간이 가장 자유롭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 자유로운 붓질은 북송의 형호(荊浩)가 『필법기』에서 일생의 학업으로 수행하면서 잠시라도 중단됨이 없어야한다(期終始所學勿爲進退)고 했듯이, 계속 반복되는, 즉흥적인 작업이라, 결, 역시 어떤 틀이 있는 것이 아니고, 동양화의 적묵법(積墨法)처럼 어떤 영감의 상태에서의 작가의 자유로운 붓질에 의해, 마치 당(唐)의 장언원(張彦遠)이 “회화란 저절로 발현되는 것이다(發於自然)”라고 말했듯이, 붓질이 쌓여진 결과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자연은 어원을 소급하여 보면, 자유, 자유자재와 동의어이다. 그렇다면 그림들은 그녀의 자연의 발로, 자유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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