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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Young Sook

 

송 영 숙 

 

송영숙의 작품은 화면엔 어지러울 정도로 가득찬 선조의 리듬을 보여준다. 마치 음악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음악이란 표현이 그의 작품의 경우엔 더없이 적절하다. 일정의 강약과 운동을 실은 선조의 유동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 순간을 방불시키게 하기 때문이다.

 

초기의 추상화가들이 회화를 음악에 닮게 하려고 하였다. 어떤 구체적인 대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회화적인 요소만으로 그림을 완성시키려고 했으며 이 회화적인 요소만의 그림이야말로 음악을 닮은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송영숙씨가 그리는 선묘는 마치 사군자의 난초를 연상시키게 하는 긴 뻗침과 일정한 굴면을 지닌다. 선하나 하나는 결코 동일하지 않고 독립된 생명을 지닌다. 이 선들은 붓으로 그렸다기 보다는 나이프로 긁어내어 마치 상감의 기법을 연상시킨다. 밖에서 가했다기 보다 안에서 밖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으로서. 그래서 그것들은 마치 햇볕이 흘러들어 선명히 드러난 엽맥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화면바닥에 꿈틀대는 어떤 생명체의 가녀린 숨결처럼 애잔한 정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처럼 그의 화면은 잔잔한 여운을 지니고 있다. 고요하고 섬세한 가락의 직조가 만들어 내는 추상적 여음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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