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Young Bai

 

김영배

 

그의 화면은 바탕과 이 위에 등장하는 형체들로 이루어진 이원적 패턴을 지닌 것이었다. 모노크롬의 바탕에 파편적인 이미지들이 출몰하고 있다. 그지없이 잔잔한 기운이 퍼져가는 가운데 등장하는 형태들은 강한 개별적 차원을 지닌 것이었다. 그러한 형태들은 비상하는 새로 보이기도 하고 창공 높이 날아오르는 지연(紙鳶)으로도 보인다. 화사한 꽃밭의 일부를 옮겨 놓은듯하기도 하다. 때로는 예리한 직각의 파편들이 결구(結構)되는 건축의 한 단면을 연상케도 한다. 그것들은 아무런 상관관계를 띠지 않고 개별적으로 명멸한다. 마치 기억의 파편들이 무차별하게 떠오르듯이 말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사장에 어떤 생명체가 선명하게 그 모습을 보이면서 기어가고 있는 장면인가 하면 광활한 창공에 날아오르는 비상하는 생명체의 아스라한 몸짓을 떠올리게 한다. 지상에 떨어진 별처럼 눈부신 자태로 명멸하는 꽃들의 화사한 잔치가 펼쳐지는가 하면 시골 운동장에 펼쳐지는 운동회 날의 펄럭이는 만국기를 보는 아늑한 기억의 즐거움이 우리를 감싸고돈다. 내밀한 사연을 담은 편지는 종이비행기처럼 창공을 가로질러 누군가에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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